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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의료계 위기 … 뭉쳐야 산다
지역 의료계 위기 ④
[2009-07-07 오후 2:34:00]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 공동기획취재 - ④
地域病院 생존의 길을 모색한다


의료계 공동대응 필요, 지자체 지원해야
병의원도 살고 지역민 건강권도 지키고 ‘상생’

 

본지는 제470호 1회 보도에서부터 수도권, 특히 서울로의 환자 쏠림 현상 때문에 지역 의료계가 위기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지역의 병원이나 의원, 약국 같은 의료기관의 수가 대폭 줄어들었을까? 아니다. 폐업하는 의료기관도 많지만 개업하는 의료기관 수가 더 많다. 즉 의료기관은 꾸준히 증가 중이다. 하지만 특정 구역에 의료기관이 편중되거나 수익이 적은 과목은 개설되지 않아 지역민의 건강권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의료계 관계자들은 “대학에서 매년 의사를 배출하고 있다”며 “의사들도 먹고 살아야 하니 직장으로서의 의료기관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의사가 계속 배출되면 의료기관은 그만큼 더 늘어난다는 이야기다. 의료의 질이나 제공되는 의료서비스의 수준은 별개의 문제다.
더구나 눈여겨봐야 할 사실은 지역 환자의 서울 쏠림 현상이 점차 심해지는 만큼 의료기관의 서울 집중화 현상도 점차 뚜렷해진다는 것이다. 아직까진 그리 심각한 정도는 아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역의 의료기관은 경영이 악화되고 그 수가 줄어들 것이다. 지역 의료계 위기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지역 의료계의 위기는 매년 점증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유승흠 교수(재단법인 한국의학원 이사장)는 “1990년대 국민 소득수준이 높아지자 의료산업이 ‘돈이 벌리는 사업’으로 바뀌었다”며 “그에 따라 대기업이 의료산업에 진출했고, 지역 의료계의 위기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먹고 살만해진 국민이 좀 더 나은 진료와 의료서비스, 즉 건강권을 추구하게 되면서 지역민들이 지역병원보다 의료시설 및 기기가 좋고 기타 서비스가 좋은 서울의 대형 대학·재벌병원을 더 선호하게 된 것이다.
최근에는 그 정도가 심각해졌다. 6월 2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이 발표한 ‘서울대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의 2007년 환자진료실적 분석 결과’에 의하면 국내 빅(BIG)4로 불리는 이들 대형병원의 환자 중 48.5%가 서울에 거주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건보는 “4대 병원의 지방 환자 비율은 2002년 41.2%, 2004년 46.5%였다”며 “지방 환자 비율이 꾸준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역민의 지역 의료기관 이용률이 점점 떨어지고, 지역의 돈이 서울에 풀리는 비중이 점차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지역 의료계 종사자들은 아직 위기의식을 그리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의료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지방자치단체도 지역 의료계의 위기를 간과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지역민들이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 서울지역에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지만 그 추세가 점증적이며 산발적이어서 지자체가 그 규모를 정확히 집계하지 못함으로써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게다가 교육기관에서 배출되는 의사 수가 매년 증가해 폐업하는 것만큼, 또는 더 많은 의료기관이 개업하기 때문에 지역 의료계나 지자체는 환자의 서울 쏠림 현상이나 의료기관의 서울 집중화에 대한 위기감을 명확히 파악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건보에서 작성한 ‘건강보험 주요통계’에 의하면 2007년 1분기에 전국의 의료기관은 7만7천189개였지만 2008년 1분기에는 7만8천673개로 조사됐다. 전년대비 1천484개 증가한 것이다. 그런데 신설 의료기관의 25.3%가 서울에 집중돼 있다. <표 참조>


경기도 내 신설 의료기관의 수도 서울과 비슷하지만 대부분 서울에 본원을 둔 대형병원이나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이 수도권에 분원을 늘렸거나, 개발이 완료된 신도시에 병원이 대거 들어섰기 때문이라는 것이 의료계의 분석이다.
심지어 건보의 자료에 의하면 경기도 내에서 수원시 팔달구, 성남시 수정구, 부천시 오정구, 평택시, 안산시 단원구, 이천시에서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의료기관이 감소(평균 4.2개)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부천시 오정구의 경우 10개의 의료기관(의원 8개, 약국 2개)이 줄어들었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지역 의료계의 위기가 현실임을 증명한다. 첫 회 기사에서 지적했지만 지역 의료계가 위기를 맞아 동네 병의원이 줄어들고, 병원에서 수익이 적은 질병치료를 포기하게 된다면 지역민의 건강권이 위협받는 동시에 지역민의 가정경제 부담도 증가하게 된다.
이젠 지자체가 지역 의료계에 ‘알아서 위기를 해결하라’며 바라만 보고 있어서는 안 되는 시기다. 이에 본지는 그 대안으로 지역 의료계가 위기에 공동으로 대처하고, 이를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대구시와 부산시의 우수사례를 소개한다.

 



● 대구광역시

안 문 영
대구시 보건위생과장


대구시, 메디시티(Medi-City)를 꿈꾸다
지역 환자 잡기 위해 시와 의료계 협력

정부가 추진하는 첨단의료복합단지(향후 30년간 5조6천억원이 투입돼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 개발지원센터 등이 건설될 예정) 대상지로 선정받기 위해 전국의 수많은 지방자치단체와 경쟁중인 대구시.
대구시에선 올해 4월 ‘메디시티(Medi-City) 대구’ 선포식이 개최됐다. 안문영 대구시 보건위생과장은 “선포식을 위해 2007년부터 지역 의료계 및 학계, 종교계 인사들이 힘을 모았다”고 말했다.
선포식 이후 대구시는 의료서비스 질 개선 및 환자 만족도 향상 등 병원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대구의료협의회와 협력해 지역 병의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안 과장은 “의료계의 친절도를 높이기 위해 병원 내에 몰래카메라를 설치, 촬영된 영상을 친절 교육용 자료로 이용하는 방안도 추진 중에 있다”며 “지역 의료계의 발전을 위해 시와 의료인들은 필사의 각오를 다졌다”고 설명했다.
 수년째 의료산업의 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과 자격요건을 갖추기 위해 만반의 노력을 하고 있는 대구시. 그 노력의 배경엔 ‘지역 의료계의 위기’라는 암울한 현실이 있었다.
2004년 4월 KTX(Korea Train eXpress, 시속 200km 이상으로 주행하는 고속철도)가 개통된 이후 지역 환자들이 상당수 수도권으로 빠져나갔다. 이때 위기의식을 느낀 대구지역 의료계와 시는 공동으로 병원산업 육성을 위한 용역을 발주했고, 그에 따른 첫 사업이 메디시티 계획인 것이다. 그 결과 대구시와 의료계는 하나로 뭉쳐 위기에 대응하고, 새로운 기회를 잡기위해 노력 중이다.
한편 안 과장은 “지역민들이 서울 대형병원에 대해 과도한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지역 의료계가 위기의식이 없는 것도 문제다”며 “지역 의료수준을 불신하는 지역민과 위기에 대처하지 못하는 지역 의료인들이 스스로 지방의 한계를 만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사)부산권의료산업협의회

김 병 균 헬스팀장부산일보사
하 영 태 사무국장
부산권의료산업협의회

 

“지역 환자 지키고 외부환자 불러들이자”
반목하던 의사·한의사·약사 한자리에


“의료산업의 성공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부산권역 대학병원, 주요 병원, 각 의사회, 의료관련단체, 부산시, 부산일보가 하나로 모였다.”
2007년 5월 창립된 (사)부산권의료산업협의회(이하 부산의료협)에 대한 설명이다. 현재 부산의료협에 소속된 단체는 부산대병원 등 4대 지역병원, 동의의료원, 부산시 의사회·치과의사회·한의사회·약사회ㆍ병원회, 사랑의 장기운동본부 부울경지역 지부, 한국의약품도매협회 부울경지부, 부산시 관광협회, 부산시, 부산일보사 등이다.
부산의료협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한 김병균 부산일보 헬스팀장은 “반목하던 각 의사회와 약사회를 한자리에 모으기가 어려웠지만 지역의 환자를 지키고, 외부환자를 부산으로 불러들이자는 대의로 설득해 부산의료협이 탄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자체와 의료기관, 의료산업, 지역언론이 힘을 합쳐 탄생한 부산의료협의 주요 사업은 크게 4가지다. ▲지역 의료진과 의료기관의 우수성을 적극 알리는 ‘의료산업 홍보’ ▲개별 의료기관이 추진하기 어려운 교육프로그램을 개발·실시하는 ‘의료산업 교육’ ▲의료정책 간담회, 의료관광 포럼 등을 개최해 지역 의료계 협력의 장을 마련하는 ‘의료산업 교류’ ▲지역 의료산업 발전을 모색하는 ‘의료산업 연구’가 그것이다.
이와 관련 부산의료협 하영태 사무국장은 “지역 의료산업의 부흥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의료인들이 협력함으로써 각 의사회의 관계도 개선됐다”며 “그 힘을 바탕으로 현재 부산의료협은 시와 협력해 부산을 의료관광의 도시로 만들려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하 사무국장은 “큰 차이 없는 진료를 받으러 서울로 움직이다 진료시기를 놓치면 환자 자신에게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다”며 “지역민이 지역 의료계를 신뢰하면 서로에게 상생의 길이 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군포신문 제473호 2009년 7월 6일(발행)~7월 12일>

 

나중한기자(gp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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